금본위제와 브레턴우즈 체제 붕괴

금과 화폐는 역사적으로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중요한 시기마다 금은 가치를 측정하는 기준이 되어 왔으며, 세계 경제 안정성과 통화 가치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오늘은 금본위제, 브레턴우즈 체제 등 금과 화폐의 관계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금본위제와 브레턴우즈 체제 붕괴

 

금과 화폐의 역사적 맥락

금은 수 세기 동안 돈과 가치의 기준으로 사용되어 왔습니다.
한때 많은 통화는 금본위제하에서 금으로 뒷받침되었으며, 통화 가치는 특정 양의 금과 직접 연결되었습니다. 이 시스템은 통화 가치가 안정적이며, 정부가 쉽게 조작할 수 없도록 보장했습니다.
현대에는 금이 안전한 대체 자산으로 여겨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경제가 불안정한 기간에는 투자자들이 금으로 몰려들어 가격이 오르는 경향이 있습니다. 금과 통화 가치, 특히 미국 달러와 금의 관계는 상반되는 특징이 있습니다. 즉, 달러 가치가 약해지면 투자자들이 안정을 추구함에 따라 금 가격이 상승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금본위제

금본위제는 한 국가의 통화 가치가 금과 직접 연결되는 통화 시스템입니다. 이 시스템에서는 국가가 통화를 특정 금액의 금으로 변환하는 데 동의하고 그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를 통해 화폐의 가치가 금의 양에 따라 고정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금 1온스는 미국 달러로 35달러이다’와 같이 금과 화폐의 교환 비율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제도입니다.
화폐가 고정된 양의 금으로 교환될 수 있도록 보장하는 금본위제는 19세기와 20세기 초에 전 세계적으로 사용되어 안정적이고 예측할 수 있는 경제 환경을 조성했습니다.

금화본위제

금화본위제는 인류 최초의 금본위제로, 금을 직접 화폐로 사용하는 것을 금화본위제라고 합니다.
하지만, 금을 직접 화폐로 사용하게 되자 몇 가지 문제점이 발생했습니다.
첫 번째는 무게입니다. 많은 양의 금화를 가지고 다닐 때면 무거운 금의 무게로 인해 불편함이 커졌습니다.
두 번째는 화폐의 훼손입니다. 금화를 사용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금화가 마모되었으며, 어떤 사람들은 금화의 금을 조금씩 갈아 모아서 되팔기도 했습니다. 따라서 시중에 유통되는 금화 한 개의 무게는 모두 제각각이었습니다.

금핵본위제

금화본위제의 문제점들이 생겨나자 새로운 개념인 금핵본위제가 시행되었습니다.
금핵본위제는 금을 직접적으로 유통하지 않고, 금을 대신하는 화폐를 발행하여 이 화폐를 금 대신 사용하는 것입니다. 금은 모두 중앙은행의 금고에 보관해 두고, 금의 가치만큼 지폐로 된 화폐를 발행하여 금과 교환할 수 있는 교환권의 개념으로 사용하였습니다.
화폐를 금으로 교환하는 것을 금태환이라고 불렀습니다.
금핵본위제에서 화폐는 단순히 금의 교환권 역할을 했습니다. 따라서 중앙은행에서 발행하는 화폐의 양은 금 보유량만큼만 해야 했습니다.
금핵본위제를 최초로 실시한 나라는 영국(1918년)입니다. 이후 세계 여러 나라들이 금핵본위제를 실시하였습니다.
세계 여러 나라에서 금핵본위제를 실시한 이유는 금의 가치가 안정적이었기 때문이며, 각 나라마다 화폐 가치가 달라 비교하기 어려워 금이라는 공통 재화를 거래함으로써 무역의 편리성을 높일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브레턴우즈 체제

제1차 세계대전이 발발하자 전쟁에 참여한 나라들은 전쟁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화폐 발행량을 비약적으로 늘렸습니다. 하지만 금 보유량보다 화폐 발행량이 늘어나자 일시적으로 금핵본위제를 폐지하고, 화폐를 무작위로 발행하였습니다. 이러한 결과로 인플레이션이 발생하게 됩니다.
전쟁이 끝나자 각 나라들은 금핵본위제로 돌아가기 위해 화폐를 회수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긴축정책은 심각한 디플레이션을 초래하게 되었고, 세계적인 경제 대공황이 발생하게 되었습니다.
결국, 금핵본위제로 돌아가려 했던 여러 나라들은 경제를 살리기 위해 금본위제를 포기하게 됩니다.
그러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을 중심으로 다시 한번 금본위제가 시행되었습니다. 이것을 브레턴우즈 체제라고 합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각 나라의 지도자들은 세계 경제를 재건하기 위해 미국 뉴햄프셔주의 브레턴우즈에서 회의하였고, 여기서 미국 중심의 금본위제가 채택되었습니다.

브레턴우즈 체제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1. 금 1온스를 미국 화폐 35달러로 고정하고, 그 외 다른 나라의 통화는 달러에 고정한다
2. 달러와 각 나라의 화폐는 원칙적으로 +, – 1% 범위내에서 조정이 가능하다.
3. 각 나라에 필요한 외화를 공급하는 국제통화기금 IMF를 창설한다.
4. 전쟁 후 부흥과 후진국 개발을 위해 국제부흥개발은행 IBRD를 창설한다.

브레턴우즈 체제 붕괴와 그 이후

브레턴우즈 체제에서는 오직 달러만이 금과 교환할 수 있게 정했습니다. 결과적으로 브레턴우즈 체제에서 달러는 금과 동일한 가치를 지닌 화폐가 된 것입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브레턴우즈 체제를 붕괴시킨 것은 미국이었습니다.
1960년대 들어 독일과 일본이 보유한 달러가 미국이 보유한 금을 초과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렇게 되자 미국의 금태환 능력을 의심하면서 금값이 뛰어오르기 시작했습니다.
또한, 미국은 베트남 전쟁으로 늘어난 국가채무와 통화팽창 등으로 달러 가치가 심각하게 떨어지기 시작했습니다.
베트남 전쟁으로 부족해진 재정을 메우기 위해 미국은 금 보유와 상관없이 달러를 더 발행했습니다. 이것은 브레턴우즈 체제 참가국들을 속이는 행위였습니다.
달러의 가치에 의심이 들자 스위스, 프랑스, 스페인 등이 달러를 금으로 바꾸어가며 브레턴우즈 체제를 떠나기 시작했습니다.
이에 비상 국면에 직면한 미국의 닉슨 대통령은 1971년 달러와 금의 교환을 일방적으로 중단하는 ‘닉슨 쇼크’를 단행해 브레턴우즈 체제를 스스로 파기했습니다.
이 사건은 달러와 연동되어 있던 전 세계 화폐를 모두 종이조각으로 만들어버린 심각한 사건이었습니다.
이후 세계경제는 극심한 혼란을 겪었고, 브레턴우즈 체제가 붕괴하고 나서 세계 경제는 한동안 효과적인 국제 통화제도를 찾지 못했습니다.

현재 달러는 전 세계의 기축통화로서 여전히 중요한 화폐입니다. 하지만 암호화폐가 등장하면서 화폐란 무엇인가에 대한 개념이 새로워지고 있습니다.
금본위제, 브레턴우즈 체제 등은 우리의 일상생활에도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주제입니다. 따라서 화폐와 관련된 요소들에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알아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