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이션이란 돈의 가치가 하락하여 경제에서 상품과 서비스 가격이 전반적으로 상승하는 현상입니다. 인플레이션은 일반적으로 소비자 물가지수(CPI) 또는 생산자 물가지수(PPI)와 같은 지수를 사용하여 측정됩니다.
오늘은 초인플레이션이 국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1. 스페인 제국을 몰락시킨 초인플레이션
16세기~17세기 초의 스페인 제국은 역사상 가장 큰 강대국 중 하나였습니다. 서유럽의 여러 나라를 지배하고, 아메리카, 아시아, 아프리카 및 오세아니아에 식민지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스페인 제국은 아메리카 식민지 정복으로 금과 은을 많이 보유한 가장 부유한 나라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금은 스페인 제국 몰락의 주요 원인이 되었습니다. 신대륙에서의 대규모 금과 은 채굴은 단기적으로는 부의 유입을 가져왔지만, 장기적으로는 국가 경제를 왜곡시켜 인플레이션을 초래하였습니다.
이러한 부는 유럽 전역으로 퍼져 나갔고, 스페인 자체의 산업 발전은 이루어지지 못했습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스페인의 산업과 농업 모두 쇠퇴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스페인은 여러 유럽 국가와 잦은 전쟁을 하였고, 이는 스페인 국가 재정에 큰 부담을 주었습니다. 결국 전쟁에서 빈번하게 패하면서 스페인 제국은 몰락하게 되었습니다.
스페인은 아메리카 대륙 발견으로 부유해졌지만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고, 상품과 화폐의 관계 및 경제에 대해 잘 몰랐기 때문에 패망의 길로 들어서게 된 것입니다.
2. 1920년대 전후 독일의 초인플레이션
제1차 세계대전에서 패한 독일은 상당한 양의 인적, 물적 손실을 보았고 산업기반 파괴, 국토의 황폐화 등 전쟁의 후유증으로 참담한 상황을 맞이하였습니다.
또한, 전쟁 배상금은 당시 독일 국민총생산의 2배가 넘는 매우 큰 규모였습니다. 배상금 문제가 독일 경제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자 독일 정부는 화폐를 대량 발행하게 됩니다. 이는 곧 통화량의 급격한 증가로 이어졌고, 독일 초인플레이션이 초래하게 되었습니다.
전쟁 기간에도 독일 정부는 전쟁 비용 마련을 위해 화폐 발행을 3배가량 증가시켰습니다. 이러한 화폐 발행 남발이 전쟁 후에 더욱 급증한 것입니다.
전쟁 전 1마르크면 살 수 있었던 빵이 1923년에는 무려 2억 마르크나 했다고 합니다.
초인플레이션은 독일인들의 일상을 완전히 바꿔 놓았고, 독일 사회는 점점 혼돈에 빠져들었습니다. 화폐 경제 시스템이 무너지면서 사회질서와 윤리도 함께 무너졌습니다. 사회적 갈등과 빈부격차는 더욱 심화하였습니다.
이후 독일은 나치의 등장과 제2차 세계대전을 일으키게 됩니다. 현대사의 이러한 비극은 초인플레이션과 경제시스템 붕괴가 주요 원인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3. 아르헨티나 페소화의 몰락
아르헨티나는 1930년대까지만 해도 세계 5위의 경제 대국이었습니다. 풍부한 천연자원과 매년 8천만톤 이상의 곡물을 생산하며 경제 규모를 키워왔습니다.
하지만 농업과 광산업 등의 1차 산업에서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전환하지 못한 아르헨티나는 성장력이 느려지기 시작했습니다.
더불어, 후안 페론 대통령을 시작으로 대통령들이 복지와 임금 상승에 올인하며 국고는 바닥이 되어갔습니다. 국가 재정의 부족으로 해외에서 외환을 빌려오면서도 지도자들의 포퓰리즘 정책은 이어졌습니다. 그 결과 지난 40년 동안 아르헨티나는 총 9차례의 국가 부도를 겪었습니다.
이러한 상황들은 계속 악화하여 최근에는 물가 상승률이 매년 100%가 넘고 있습니다.
아르헨티나의 인플레이션은 2018년 경제 위기 이후 급속도로 높아졌습니다. 2020년 5월 채무불이행이 또 발생하였고, 코로나까지 이어지면서 경제는 더욱 심각한 상황에 빠졌습니다. 이에 아르헨티나 정부는 화폐를 무한 발행하기 시작하였고 인플레이션은 더 이상 손쓸 수 없는 상태로 치솟게 되었습니다. 게다가 2023년 최악의 가뭄과 산불로 인해 가격 폭등은 걷잡을 수 없게 되었습니다.
따라서 최근 아르헨티나 국민들은 월급을 받으면 바로 달러나 비트코인 등으로 바꾼다고 합니다. 페소화는 아르헨티나 국민들에게 신뢰를 잃어버린 화폐가 되었습니다.
4. 170만%의 초인플레이션을 경험한 베네수엘라
베네수엘라는 현재 초인플레이션으로 고통받는 나라입니다. 초인플레이션이란 통상적인 수준이 아니라 급격한 물가 상승과 화폐가치가 말도 안 되게 하락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2018년 한 해에만 인플레이션이 170만% 올랐고, 500만명의 국민들이 해외로 이탈했습니다. 또한 전 국민의 80%가 극빈층으로 전락했습니다.
석유 매장량 1위 국가인 베네수엘라가 이렇게 초인플레이션으로 고통받고 이유는 정치권의 부패 문제, 미국과의 관계 악화(미국의 제재), 국제 유가 폭락 등입니다.
최근 베네수엘라는 암호화폐 결제 시스템을 도입했습니다. 따라서 베네수엘라 국민들은 암호화폐로 저축을 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지금까지 인플레이션이 국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시대적으로 여러 나라의 사례를 통해 알아보았습니다.
인플레이션은 한 국가의 화폐가치를 떨어뜨리기 때문에 신중하게 관리해야 합니다. 화폐가치가 흔들리면 국가 운영이 힘들어지고, 심하면 국가가 멸망할 수도 있습니다. 고대 로마는 초인플레이션으로 멸망했고, 최근 아르헨티나와 베네수엘라의 국민들은 초인플레이션으로 엄청난 고통을 받고 있습니다.
한 국가의 초인플레이션은 글로벌 경제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인플레이션 문제를 소홀히 생각해서는 안 되며, 재테크에서 있어서도 매우 중요한 요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