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자금 이체 방법인 하왈라 시스템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하며, 특히 공식 은행 시스템에 대한 접근이 제한된 지역에서는 더욱 그렇습니다. 이 비공식 네트워크는 신뢰에 크게 의존하며 물리적 이체나 은행 계좌 없이 국경을 넘어 돈을 이동할 수 있는 독특하고 효율적인 방법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하왈라 시스템 개념과 암호화폐의 변제 최종성의 관계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하왈라(Hawala) 시스템이란?
하왈라 시스템은 중동지역인 이슬람 문화권에서 사용되는 송금을 위한 금융망입니다. 1700년대부터 존재해 왔던 금융 결제를 위한 기본적인 시스템 중의 하나입니다.
중동지역에서 주로 사용되지만 유럽에서도 사용되고 있습니다.
하왈라 시스템은 전 세계에서 추적이 거의 불가능한 송금망으로 유명합니다. 전산 네트워크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대부분 구두 거래로 이루어지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하왈라 시스템의 기본적인 거래 기반은 신뢰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환치기’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추적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범죄자들이 사용할 수도 있지만 대다수의 평범한 사람들이 이용하는 시스템입니다.
하왈라 시스템 작동 방식
하왈라 시스템의 핵심에는 발신자와 수신자라는 두 가지 주요 당사자가 존재합니다.
서울에 사는 철수가 미국 뉴욕에 사는 마이클에게 1,000만원을 보내려고 합니다. 이때 서울에 사는 철수에게 가장 가까운 하왈라 중계소는 A이고, 마이클에게 가장 가까운 하왈라 중계소는 B입니다.
1. 서울에 사는 철수가 뉴욕에 사는 마이클에게 1,000만원을 보내기로 했고, 마이클도 이것을 알고 있습니다.
2. 철수는 A(서울 하왈라 중계소)에게 1,000만원을 주고 비밀번호를 받습니다.
3. 철수는 마이클에게 중계소에서 받은 비밀번호를 전달합니다.
4. A 중계소는 B(뉴욕 하왈라 중계소)에 연락해서 1,000만원을 받았다고 합니다.
5. 마이클은 B 중계소에 가서 비밀번호를 제시하며 돈을 받습니다.
6. A와 B 중계소는 정기적으로 계좌를 정산합니다.
하왈라 시스템의 핵심은 신뢰와 중립성
하왈라 시스템의 중요한 특징은 신뢰와 중립성입니다. 이 시스템은 국가나 정치적인 상황과 상관없이 독립적으로 운영됩니다.
예를 들어, A 중계소가 철수로부터 받은 1,000만원을 B 중계소에 전달하지 않고 가로채는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중간에서 배신하고 횡령을 한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뉴욕에 사는 마이클은 1,000만원을 받을 수 있을까요?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못 받을 것 같지만 하왈라 시스템에서는 신뢰가 중요하기 때문에 마이클은 돈을 받을 수 있습니다.
만약 마이클이 돈을 못 받는 상황이 발생한다면 이는 시스템 자체가 무너지는 일이기 때문에 B 중계소는 마이클에게 돈을 줄 수밖에 없습니다. 이후 A 중계소를 응징하는 문제는 중계소 간의 문제일 따름입니다.
즉, 시스템 자체의 신뢰성이 유지되는 것이 중계소 업자들의 장사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입니다.
그럼, 중립성이란 무엇일까요?
하왈라 시스템에서 중립성이란 중계소가 어떠한 판단도 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마이클은 철수에게서 비밀번호를 받고, 이 비밀번호를 B 중계소에 제시하면 B 중계소는 돈을 주는 시스템입니다. 그런데 만약 마이클이 비밀번호가 적힌 메모지를 잃어버렸고, 이를 존이라는 사람이 주워 B 중계소에 제시한다면 밥이 돈을 받을 수 있을까요? 비밀번호를 건넨 존은 돈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것이 중립성입니다. 비밀번호를 제시한 사람에게 돈을 준다는 것이 이 시스템의 핵심 원칙이기 때문에 중계소에서는 존에게 돈을 줍니다.
중립성이란 존이 도둑질했든, 우연히 주운 것이든, 심지어 빼앗은 것이든 상관하지 않고 비밀번호를 제시하면 돈을 주는 것입니다. 중립성이란 판단하지 않는 것입니다.
변제 최종성에 대한 이해
하왈라 시스템의 핵심인 신뢰와 중립성은 암호화폐의 변제 최종성과 어떤 관계가 있을까요?
우선, 변제 최종성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변제 최종성(결제 최종성)이란 하왈라 시스템에서 중간에 배신과 횡령 사건이 일어나도 최종적으로 마이클이 돈을 받을 수 있는 것을 의미합니다. 즉, 여러 은행을 통해 돈을 보낼 때 은행 한 곳이 부도가 나도 금융권 전체가 송금자와 수신자를 보호한다는 개념입니다. 한국에서 미국으로 돈을 보낼 때 3개의 은행을 거친다고 하면 3개의 은행 중 1개가 부도가 나도 최종 수령자는 돈을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변제 최종성이라고 합니다.
암호화폐 비트코인의 변제 최종성
비트코인을 디지털 금이라고 하는 이유는 변제 최종성과 관련이 있습니다. 즉, 누가 보증하지 않고도 가치를 지니는 금과 비슷한 자산이기 때문입니다.
미국의 SEC의장 클레이튼은 2017년에 “비트코인과 암호화폐는 결제의 최종성을 가지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는 비트코인은 국가에 의지하지도, 폭력에 의지하지도 않지만 변제의 최종성을 보장한다는 의미입니다.
비트코인은 역사상 처음으로 힘이나 법에 의지하지 않고도 변제 최종성을 보장하는 자산입니다.
지금까지 하왈라 시스템의 개념과 암호화폐인 비트코인의 변제 최종성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비트코인은 기존의 은행시스템이 없는 아프리카 등을 포함해 전 세계의 모든 곳에서 결제를 완료시킬 수 있는 특성을 갖고 있습니다.
암호화폐의 변제 최종성은 보안, 신뢰 및 효율성을 제공하는 블록체인 기술의 초석입니다. 암호화폐에 투자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메커니즘과 의미를 이해하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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