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화폐단위의 변천사

대한민국의 화폐단위는 근대 이후 원->환->원의 변경 과정을 거치며 발전하였습니다. 오늘은 한국의 화폐단위의 변천사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한국 최초의 화폐 건원중보

한국의 최초 화폐는 고려시대 성종 996년에 만들어진 건원중보입니다. 고려시대는 대외무역이 활발해 화폐의 필요성이 제기되었고 본격적으로 화폐가 사용되기 시작하였습니다.
건원중보는 동그란 모양에 네모난 구멍이 뚫려있는 엽전 형태의 화폐입니다. 고려시대에는 이외에도 삼한중보, 삼한통보, 해동중보, 해동통보 등 많이 만들어졌습니다.

조선후기 상평통보 통용

1678년 상평통보의 기본 화폐단위는 냥이었습니다.
상평통보는 숙종 4년인 1678년에 제작하여 법정화폐로 통용되었습니다. 상평통보 당이전은 조선 말까지 지속적으로 사용되었습니다.
둥근 동전 모양의 상평통보는 가운데 네모구멍이 뚫려 있으며, 앞에는 상평통보라고 한자로 쓰여 있습니다. 뒷면에서는 주전소의 약호, 숫자, 천자문, 부호 표식 등으로 다양하게 변화하는데 이 변화에 따라 구분하면 3,000여 종이 된다고 합니다.
상평통보는 구리와 주석의 합금으로 만들어졌으며, 크기가 다른 3종류가 있었습니다.

최초 은화 대동은전 발행

조선말기 고종은 근대 화폐 제조의 필요성을 느끼고, 오늘날 우리가 사용하는 압인식 화폐인 대동은전을 발행했습니다.
일반적으로 압인기는 서류나 문서에 도장을 찍어 인감을 남기는 도구입니다.
근대화폐를 제조하기 위하여 고종 23년 독일에서 수입된 안압기는 금화, 은화, 적동화를 제조하는 데 사용되었습니다.
동전의 대량 생산이 가능하게 된 것은 압인기 덕분이었습니다. 압인 방식으로 다량으로 고속 생산이 가능해졌습니다.
한국 최초의 은화인 대동은전은 1882년 3종류가 발행되었습니다. 대동은전은 대외 무역을 위해 발행되었으며, 이전의 주화들과 달리 중앙에 구멍이 없는 것이 특징입니다. 대동은전은 근대적인 화폐 형태를 갖춘 주화입니다.

1883년 조폐기관 전환국 설립

1876년 개항을 지나 1883년 7월 상설 조폐기관으로 전환국이 설립되었습니다. 이후 1886년 전환국이 독일에서 신식 조폐기기를 수입하여 1887년 10월 경성전환국이 새로 세워졌습니다.
당시 정부는 환이라는 화폐단위를 냥과 함께 사용하기 시작했습니다.
원(won)은 1886년부터 사용되어 오다가 1901년 화폐 조례에 의해 정식 화폐단위로 등장하였습니다. 원 또는 환으로 불려졌으며, 1원은 100전으로 통용되었습니다.

1911년 조선은행 설립

조선은행은 일제 강점기에 조선은행권을 발행하고 일반 은행 업무를 보던 중앙은행입니다. 1909년에 설립된 한국은행을 1911년에 고친 것으로, 1945년 광복 후 다시 한국은행으로 변경되었습니다.
1909년 한국은행은 1엔, 5엔, 10엔의 한국은행권을 발행하게 됩니다. 당시 경제 주권은 일본이 가져갔기 때문에 총재 등의 중역은 모두 일본인이었습니다. 이후 한일합병으로 인해 1911년 3월 조선은행법을 공포하여 한국은행은 조선은행으로 개칭되고, 광복이 될 때까지 통화는 엔화를 사용하였습니다.

1950년 한국은행 설립

한국은행은 1950년 6월 법률 제138호 한국은행법에 의해 설립되었습니다. 한국은행 설립 후 당시 통용되던 조선은행권과 일본정부의 소액보조화폐 등을 통용시켰습니다.
이후 1950년 7월, 최초로 한국은행권 ‘원’이 발행되었습니다. 그러나 1953년 한국전쟁으로 인해 경제위기가 터지자 대통령 긴급명령에 의하여 100원을 1환으로 바꾸는 화폐단위 변경이 이루어졌습니다. 전쟁으로 산업활동이 위축되고 막대한 군비 지출로 인해 1951년 물가상승률은 390%를 기록하게 됩니다. 이에 정부에서는 긴급통화조치를 단행하게 되었습니다. 화폐단위를 원에서 환으로 변경하는 한편,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 화폐가치를 100분의 1로 낮추었습니다. 이후 1959년에는 화폐 체계를 정비하고자 100환화, 50환화, 10환화 총 3종의 주화(동전)를 발행했습니다.
동전은 화폐 제조비를 줄이고 소액 거래를 편리하게 하기 위해 만들어졌으며, 당시 사람들은 낡은 지폐를 새 동전으로 바꾸기 위해 은행 앞에서 줄을 섰다고 합니다.

1962년 6월 2차 리디노미네이션 단행

리디노미네이션이란 화폐단위를 변경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1953년 한국전쟁 발발 후 막대한 전비지출 등으로 인플레이션이 급속도로 진행되자 시중의 과잉 구매력을 흡수하고 체납국세와 연체대출금 회수 등을 목적으로 1차 리디노미네이션(원->환으로 변경)이 단행되었습니다.
1962년 6월에는 5.16군사정변 이후 누적된 과잉통화를 흡수하여 인플레이션 요인을 사전에 방지하고 경제개발계획에 필요한 산업자금 활용을 위해 2차 리디노미네이션(환->원으로 변경)이 진행되었습니다.
통화단위를 10분의 1로 절하하고 화폐이름을 환에서 원으로 변경하였습니다. 2차 리디노미네이션 이후 오늘까지 한국 돈 단위는 원(won)이며, 한국 화폐 단위 기호는 \ 입니다.

경제성장으로 고액권 지폐 발행

1962년에 발행된 화폐는 1원, 5원, 10원, 50원, 100원, 500원의 총 6종류였습니다.
이후 경제가 성장하면서 국민 소득이 증가하고 거래 단위도 높아지자, 고액권이 필요하게 되었습니다.
따라서 1972년에는 5,000원권, 1973년에는 10,000권이 발행되었습니다. 고액권을 사용하면서 거래할 때 거스름돈으로 사용할 돈이 필요해졌습니다. 이에 1975년에는 거래의 편의를 위해 1,000원권이 발행되었습니다.

지금까지 한국 화폐 변천사를 알아보았습니다. 한국의 화폐는 역사적 사건과 경제적 상황에 따라 수없이 변화한 것을 알 수 있습니다.